며칠 전에 환경부가 '소똥구리 5000만원어치 삽니다' 공고를 낸 이후로 폭발적인 국민적 관심과 오해를 받고 있다. 그 많던 소똥구리는 어디로 갔고 왜 멸종되었나? 그 중요하고 어려운 일을 국가 간 양해각서를 통해 도입이 가능할 텐 데 굳이 민간을 통해서 구입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축 전염병 가운데 가장 위험한 A급 바이러스로 지정된 구제역이나 인축공통전염병인 부루세라 등 잠재적 위험이 큰 병을 매개할 수 있는 소똥구리를 왜 도입하려하는가? 크게 3가지 질문으로 요약된다.

환경부가 공개입찰을 통해 종 복원을 위해 구입을 추진 중인 소똥구리. 흔하게 있었지만 멸종한 것으로 보인다.
소는 늘어나는데 소똥구리는 줄어들거나 멸종한다? 그 중에서도 똥을 굴리는 소똥구리만 왜 멸종했는지? 궁금한데 답은 주지 않고 사행심만 조장하는 이벤트가 되어 버렸다. 몽골에서 가져와도 됩니까? 몇 달 전에 시골 마당에서 소똥구리를 봤는데요. 진짜 5000만원 줍니까?

방목지에서 애기뿔소똥구리와 함께 발견되는 뿔소똥구리.
사실 소똥구리는 고단하다. 초식 동물 배설물이 풍부한 드넓은 서식지가 살 곳인데 마음 놓고 편안이 살 데는 없다. 소를 살찌우겠다고 비좁은 축사에 모두 집어넣고 동물성 사료를 주면서 소가 미쳤고, 동물성 사료를 주지 못하게 막으니 대체한다고 곡물성 사료를 주는데 이 또한 초식성 동물인 소에겐 맞지 않는 사육 방법이다. 곡물성 사료를 먹은 소의 똥은 소똥이라도 먹을 수 없어 소똥구리는 허기지다.
신선한 똥을 찾기도 힘들뿐만 아니라 똥 먹는 집파리, 똥파리는 너무 많고 강해 먹이인 똥을 뺏기기 일쑤다. 가까스로 똥을 구해도, 빨리 말라버려 오랫동안 먹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그래서 똥 먹는 소똥구리들은 똥 덩어리가 말라붙어 못 쓰기 전에 잘 먹을 수 있는 특이한 저장 행동을 한다.

창뿔소똥구리. 배설물 속에서 경단을 만들어 알을 낳는다.
어떤 놈은 똥 덩어리를 둥글게 말아 멀리 굴려간 뒤에 땅 밑에 묻고(소똥구리, 왕소똥구리), 어떤 놈은 똥 밑으로 굴을 미리 파고 터널 맨 끝에 동그란 똥 덩어리를 채워 넣고(뿔소똥구리, 애기뿔소똥구리) 또 어떤 놈은 똥 속에서 ball을 만들어 직접 알을 낳는다(창뿔소똥구리). 이렇게 하면 똥을 더 오래 먹을 수 있고, 자기가 원하는 자신만의 서식지도 만들뿐만 아니라 새끼들을 천적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지하 벙커를 세우는 셈이다. 힘들게 똥을 지고 나르고 땅을 파는, 수고를 마다 않는 까닭이다.
왜 똥 굴리는 소똥구리만 멸종했지?

왕소똥구리. 과거엔 한반도에 흔했지만 이제는 사라졌다.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에 활동하는 소똥구리, 왕소똥구리는 눈에 잘 띄므로 천적인 새들에게 좋은 먹이가 된다. ‘먹을 게 부족해 몇 마리 없는데다가 소 꽁무니 쫓아다니며 소똥구리 잡아먹는 백로가 이들을 멸종시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밤에 활동하며 이동을 하지 않아 잘 드러나지 않는 뿔소똥구리, 애기뿔소똥구리가 그나마 조금 살아 남아있는 것을 보면. 그러나 소를 비육하기 위해 축사에 가둬놓고 곡물 사료로 키우면 먹을 수 있는 신선한 소똥 자체가 없어지므로 결국 멸종할 것이다. 이들의 목숨을 담보할 수 없어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한 것도 바로 그 이유다.

소똥 경단 속에서 태어난 애기뿔소똥구리 애벌레. 효율적인 공간 이용을 좁은 공간에서 발육하기 위해 등을 구부려 쉽게 움직이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