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생물 활동이 없을 것 같은 겨울의 한복판인 소한과 대한 두 절기에 걸쳐 붉은점모시나비의 혹한기 생활사를 살펴봤다. 애벌레가 영하 35도까지 버틸 수 있는 항 동결 물질을 장착하고 겨울에 성장하는 이유는 알겠다.
그러나 부화하기 전 180여 일을 버텨야 할 시기는 무더운 여름이다. 6월부터 시작해 7~8월에는 40도를 오르내리는 땀이 줄줄 흐르는 몹시 더운 시기다. 영하 35도와 영상 45도의 인내해야 할 내성 온도 한계가 거의 80도에 가까우니 얼마나 고단할까! 추위와 더위 한쪽도 포기해서는 안 되는, 균형을 잘 맞추어야만 생존이 가능하다.
체온이 1도만 올라도 열이 나고, 2도가 오르면 펄펄 끓다가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나약한 인간 입장을 생각하면 실로 어마어마한 온도 차를 극복하고 있다.
더위나 가뭄 때문에 발육하지 못할 상황을 대비해 미리 애벌레로 몸을 만든 후, 알 속에서 애벌레는 항 동결 물질로 무장해 겨울을 준비한다. 하지만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한여름의 열과 건조를 견디는 내열성은? 가혹한 더위와 극에 다른 추위를 견디는 물질은 서로 어우러지지 않는데 애벌레 몸속에 열을 견디는 메커니즘은 없을 것이다. 이들이 뒤섞인 곤란한 생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알’을 분석해야 했다.
붉은점모시나비뿐만 아니라 같은 과(Family)에 속한 다른 종류의 알을 잘라 전자현미경(COXEM. EM-30)으로 촬영·관찰하면서 알의 물리적 구조를 비교·확인했다. 붉은점모시나비 알은 100.1㎛(0.01㎝), 산호랑나비는 5.5㎛(0.0005㎝), 꼬리명주나비는 10.8㎛(0.001㎝)로 측정되었다. 알 두께는 지극히 얇아 보이지만 꼬리명주나비 비해서는 10배, 산호랑나비에 비교하여 20배에 가까운 엄청난 두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