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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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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08.08

[2017-08-08] ˝고통과 상처의 흔적을 지워주는 고창 운곡습지에 방사된 물장군˝ 이란 제목으로 8월 7일자 횡성희망신문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No. 81   등록일 : 2017.08.08  
    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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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상처의 흔적을 지워주는 고창 운곡습지에 방사된 물장군

서식지 관리가 전혀 안 돼 물장군 존재조차도 확인 못하고 있는 둔내면 강원도 축산기술연구센터의 ‘물장군 방사지’ 가슴아파… 내년 봄 쯤이면 8월 4일 물장군을 받아들인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 지역인 고창 운곡 습지에 물장군과 온갖 생물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새로운 자연 생태계를 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곤충을 향한 동경과 호기심으로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횡성 행을 결심했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생물들과 365일 늘 붙어 살며 점차 과학적 지식도 늘어났다. 지적인 면뿐만 아니라 다른 생물들과 영적인 대화를 하는 것처럼 느껴져 또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찾아낸 것 같기도 하고. 어느 것 하나 무의미하게 존재하는 것은 없고 그들과 가까운 친구처럼 대하는 법을 배우며 생물이 내게 해 주는 이야기를 들었다. 도시 속 일상에 정주하는 삶보다 훨씬 역동적이어서 내 스타일과 잘 맞았다.

   

그러나 동경과 호기심을 채우는 것 이상으로 시골 생활은 험난했다. 5개월이나 되는 긴 겨울에는 폭설과 엄청난 추위가 몸과 마음을 움츠러들게 하고, 여름에는 태풍과 천둥, 번개 그리고 물난리와 극심한 가뭄 등 자연에 대한 공포를 꼼짝없이 함께해야 한다.

   

올봄의 자연은 정말 만만치 않았다. 100년 만에 최악이라는 극심한 가뭄 걱정에 쉬이 잠을 이루지 못했다. 연구소를 인접해서 통과하는 강릉 원주 간 철도 공사로 인해 20여 년 동안 잘 나오던 물이 모두 끊겼다. 물장군 첫 번 째 애벌레에게 먹일 북방산개구리 올챙이들의 서식지인 연못이라는 연못은 다 말라 24시간 지하수를 퍼 올려 수심을 유지했다. 야생화 정원에 새로 심은 꽃과 새로 조성한 과수원에 살구, 산수유는 목이 타 바짝바짝 말라 양수기로 계곡물을 돌려 물 주느라 하루해가 짧았다.

   

가뭄 끝에 장마라 한 시름 놓나했더니 장대같은 비가 퍼부어 폭우에 물난리를 겪었다. 수련원 둑이 무너지고 논으로 들어가는 물길이 막혔다. 연구소 내 길 곳곳이 파헤쳐지고 일부 실험실은 파손되었다. 물난리로 겪은 마음고생 때문에 태풍 노루 북상 소식을 걱정했는데 다행히 비켜간다 한다. 물과 태양이 주는 대로 받아야하는 산속의 삶이지만 올 해 긴 가뭄과 지루한 장마와 폭우로 심사가 틀린 변덕스러운 자연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다.

   

아내는 아내대로 꼭두새벽부터 밤까지 ‘빨리’ 와 ‘쉽게’가 없는 애벌레를 키우느라 정신없다. 곤충 식량과 사료 소재용으로 사용할 대형 애벌레인 참나무산누에나방과 긴꼬리산누에나방 뿐만 아니라 2017년 새로이 채집한 약 500여 종의 애벌레 등 약 3만 마리의 애벌레에게 신선한 먹이를 먹이고 배설물을 치우고 껍질을 벗을 때마다 사진을 찍는 많은 작업을 하느라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한다. 오늘이 어제인가? 내일이 오늘인가? 줄줄 흐르는 땀을 주체하지 못하는 땀 체질인 아내와 내가 올 여름을 아슬아슬하게 끈기 있게 버티다가 드디어 탈이 났다.

   

매일 설렘과 짜릿함을 느끼는 작업이 지루한 반복으로 느껴지면서 우울하더니 땀에 푹 젖은 온 몸이 그냥 쓰러졌다. 열흘간 죽만 먹으며 원인 모를 설사를 다스렸다. 설상가상으로 고질병인 디스크가 동반 발병해 허리까지 아프고. 열흘 정도 아프고 나니 몸무게가 6kg정도 빠져 핼쑥해 진 내 모습을 보고 나도 놀랐다.

   

아내는 무엇에 잘 물린다. 물린 후에 후유증이 심각했는데 며칠 전 땀 냄새에 특별히 꼬이는 흡혈파리에 물려 온 몸이 붓고 진물이 흘러 잠도 못 자고 며칠을 끙끙 거린다. 심각한 일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낙천적인 성품으로 괜찮다 하지만 잠을 못 이루며 뒤채던 한밤이 지나고 밝아오는 새벽에 들려오는 아내 신음 소리는 눈물겹다. 어제 또 벌에 쏘여 목 뒤로 열을 동반한 붉은 혹이 점점 커지고 있다. 벌레에 물리는 문제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나이 들면서 면역력 약해지는 아내가 벌레를 피할 수도 없고 참 큰일이다.

   

강철 같은 투지와 체력으로 수십 년을 잘 버텨 온 ‘투사가 되어버린 아내와 내가’ 연쇄적으로 아프다는 게 그저 범상한 일은 아니다. 스스로 회복할 시간을 주지 않고 몸을 혹사하는 일을 그러려니 했는데 곤충을 위해 뛰느라 정작 우리 건강은 무시되고 있는 것 아니었나 싶다. 주변의 지인들은 카톡 덕담으로 맛난 점심 드시라 하고 주말 잘 보내시고 즐거운 휴가 보내라 한다. 언제였던가? 휴가라는 것이.

   

그래도 삶은 고통과 행복이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춰 죽지 않게끔 하는 것 같다. 고창 운곡 습지에 방사된 멸종위기곤충 물장군이 고통과 상처의 흔적을 지워준다.

   

8월 4일 그제, 봄부터 온갖 고생 끝에 증식한 물장군 어른벌레 20마리와 50마리 애벌레들이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 지역인 고창 운곡 습지에 방사되었다. 운곡 습지는 자연 생태가 훼손되지 않은 내륙의 대표적 습지로, 다양한 식생이 분포하고 있다. 여기에 수서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인 물장군을 방사하므로써 침입외래종인 황소개구리 밀도를 조절하고 생태계 안정을 꾀하고자 추진했다. 안승현 고창군청 생물권 보전 사업 소장과 김동식 고창 운곡 생태 관광 협의회 회장의 멸종위기종 보전에 쏟아 붓는 특별한 애정이 고맙다.

   

3년에 걸쳐 환경부 장관과 자연보전국장 및 원주지방환경청장, 강원도 정책과장 등 환경 관련 거의 대부분 공무원이 적극 참여하고 많은 방송과 언론에서 심도 있게 다룬 횡성군 둔내면 강원도 축산 기술 연구 센터의 ‘물장군 방사지’ 현재 상황이 가슴 아프다. 3년간 물장군 방사를 한 둔내 강원도 축산 기술 연구 센터 물장군 서식지 관리가 전혀 안 돼 이들 생물을 활용해 체험 학습의 장으로 활용도 하지 못하고 물장군 존재조차도 확인 못하고 있다. 물장군을 보전하기 위해 일 년 내내 그 곁을 엄숙히 지킬 고창군의 노력을 생각해 보면 횡성군의 자세는 참으로 안타깝다.

   

내년 봄 쯤 이면 물장군을 받아들인 고창 운곡 습지에 물장군과 온갖 생물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새로운 자연 생태계를 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둑이 무너지고 복구하고 다시 무너지는 순환 속에서도 아름다운 연꽃을 피워 낸 홀로세의 수련원도 더욱 예뻐질 것이고.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이 지치고 힘 빠진 우리들의 손을 잡아줄 수 있는 작은 희망도 다시 생기겠지. 내 소원대로 될까 잘 모르겠지만. 

(사)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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